逢山開道 遇水架橋 (봉산개도 우수가교)
산을 만나면 길을 트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
적벽(赤壁)에서 크게 패한 위(魏)군은 정신없이 달아났다.
패잔병을 이끌고 조조(曹操)가 화용도(華容道)로 가는데
홀연 앞에 가던 말과 군사가 나가지 못한다.
"웬 일이냐?"
"앞쪽 산 굽이진 곳에 길이 좁은데다 새벽에 비가 와서 땅이 패어
진흙 구덩이가 됐습니다.
진흙 구덩이 속에 말굽이 빠져서 앞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조조가 크게 성을 내어 꾸짖는다.
"군대는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행군하는 법이다.
(軍旅逢山開路, 遇水疊橋)
진흙 구덩이쯤 만났다고 행군을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豈有泥영不堪行之理)
늙거나 어리거나 부상을 입은 군사는 뒤에서 천천히 가고
건장한 군사는 흙을 나르고 섶을 깔아서 구덩이를 메워 곧 행군하게 하라.
만약 영을 어긴 자가 있으면 목을 베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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