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처세훈.책읽기

행복을 포기하라 오영철 지음/ 새빛

녹색걷기 2024. 8. 7.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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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포기하라』 저자 오영철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KBS 한국방송 기자로 입사해 법무실장, 보도심의위원까지 한 후 정년퇴직했다. 중년부터 마음공부에 입문, 동서양의 수련법을 직접 수행했다. 박사까지 공부한 그는 은퇴 후 사람의 내면세계를 본격적으로 탐구했다. 그동안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현재 저술, 상담, 강연에 주력하고 있다. 저자 소개부터 하는 이유는 <자기계발서>는 과연 그것을 쓸 만한 사람이 썼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전세계 작가들이 꼽는, 첫 문장이 가장 좋은 소설이라는데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문장이다. 행복(幸福)이란 무엇일까! 사전에는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 복된 운수’로 나온다. 아무 걱정이 없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가끔 그런 상태일 수야 있겠지만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숙명인 인간이 항상 그러기는 불가능하다. 일찍 사업에 성공한 데다 자식 농사까지 잘 지어 남 보기에는 행복이 넘칠 것 같은 A 씨가 정신과 처방약을 먹지 않으면 하루도 잠을 잘 수 없는 까닭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잊을까, 곧 중병에 걸리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과 걱정 때문이다.

이 세상에 절대 행복은 절대 없다. 어느 대기업 사옥에 ‘닥치는 대로 살아라’라는 사훈을 새긴 비석이 있다. 대체로 인생을 잘 사신 어떤 분의 유언인데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오늘을 열심히 살라’는 뜻이다. 행복(幸)과 불행(辛)은 마음속의 작대기(ㅡ) 하나 차이,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늘을 즐기되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무행복 컨셉’이 내면 연구가 오영철 박사가 전하는, 만족하는 삶의 비결이다.

힘든(辛)상황에서 하나(-)의 일념으로 이겨내면
행복(幸)하게 된다.


조지 레이코프의 정치언어 기술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핵심은 어떤 사람에게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는 순간 그 사람의 뇌는 자동으로 코끼리를 생각하게 되므로 ‘상대편의 주장에 반대할 때 상대편의 언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수시로 타인이 또는 스스로 행복이란 단어를 뇌에 주입시킨다. 아뿔사! ‘행복을 포기하라’는 순간 ‘행복’을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이래저래 쉽지는 않겠지만 한 번쯤 깊이 생각해볼 만한 일이긴 하다.

“삶의 무게를 좀 가볍게 하면 어떨까요?”
자신을 위한 ‘무행복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책
"사는 게 왜 이리 힘들까?“
사노라면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남들은 다들 행복하게 잘 살건만, 내 삶은 아무리 노력해도 좋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만약 내가 이런 덫에 걸렸다면, 혹은 사랑하는 가족이나 아끼는 지인이 이런 덫에 걸렸다면 그 해법은 과연 뭘까요?
"행복을 포기하라."
얼핏 들으면 파격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워딩입니다. 하지만 상식을 넘어선 이 역설속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행복을 포기하면 뭐가 좋을까요? 무행복의 역설은 과연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무엇보다 행복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심신이 가벼워집니다. 무거운 짐을 놓아버리듯 마음이 홀가분해집니다. 그러면 역설적으로 불행들이 도리어 내게서 사라집니다. 행복을 포기하면 불행 역시 없어지는 게 상대성 세상의 철칙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너무나 오랫동안 행복이라는 이름의 가스라이팅을 당하며 살아왔습니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라고 규정한 이후에 다들 행복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주변을 보면 지속적으로 행복한 사람이 거의 없는데도 무조건 행복해야 한다며 자신을 들들 볶고 있습니다. 그에 따른 부작용은 저마다의 소중한 삶을 사정없이 망치고 있습니다.

다행히 사람의 마음은 납득만 하면 비교적 쉽게 변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어렵고 현학적이지 않습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조곤조곤 들려주며 행복론에 경도되었던 마음을 조금씩 유연하게 풀어줍니다. 부담 없이 쉽게 읽히지만, 읽고 나면 공명하게 되는 그 무엇이 있습니다.

저자는 "행복을 포기하라"가 그냥 넌지시 일독을 권하는 그런 책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자기 자신은 물론 아끼고 사랑하는 그 누군가에게 딱 꼬집어 방법론을 알려주는 게 왠지 막막할 때, 이 책을 자신의 대리인처럼 슬쩍 전해주기를 희망합니다. 그렇게만 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자신합니다.

이 책의 저자 오영철 박사는 30여 년 동안 KBS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많은 군상의 흥망성쇠를 관찰했습니다. 퇴직 즈음에는 KBS인재개발원 교수로 공사 안팎에서 여러 교육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잘 나가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번아웃에 따른 내면의 갈등이 심해 긴 세월 직장생활과 마음공부를 병행했습니다. 그런 여정의 결론을 한마디로 압축한 것이 바로 “행복을 포기하라”입니다.

이 책의 목적은 행복을 좇으면서 자신을 더 힘들게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행복을 좇는 것은 무지개를 쫓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행복을 포기하라’는 다소 자극적인 주제의 책을 출간하기까지 저자로서 적지 않은 고민도 있었다,” 며 “지쳐가고 힘든 분들에게 이 책이 조그마한 자극과 힘이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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