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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가지 음식 둔 차례상이 ‘표준’

녹색걷기 2024. 2. 10. 04:10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성균관)

성균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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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례상은 바로 한국 유교의 본산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성균관)의 최영갑 위원장이 실제로 이번 설에 올릴 상입니다. 그는 “우리 가족은 성균관 권고안에 따라 차례를 지낸다”고 했습니다.
9가지 음식 둔 차례상이 ‘표준’
2022년 9월 성균관은 추석을 앞두고 ‘대국민 차례 간소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했는데 "차례상엔 술과 과일을 포함해 9가지만 놓아도 충분하다"고 해 온 나라가 들썩였어요. 조상을 잘 모시려면 더 많은 가짓수의, 더 좋은 음식을 상에 올려야 한다는 통념이 깨졌기 때문입니다.
더 파격적인 내용은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명절마다 전 부치는 수고를 덜어도 된다는 의미죠. 성균관은 “과거 기름이 귀했던 시기에 고급 음식으로 여겨진 전이 차례상에 올라간 것으로 추정한다. 유교 문헌에는 등장하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과일도 편히 놓으라고 합니다. 예법에 대해 다룬 문헌엔 ‘홍동백서’ ‘조율이시’라는 표현은 없다고 하고요. "사람들이 차례상에 놓을 음식 순서를 쉽게 외우기 위해 나름의 공식을 만들었던 것이 마치 정설처럼 됐다"는 것이 성균관 측의 설명입니다.

차례상의 핵심은 ‘단순함’
이듬해 1월 설을 앞두고 성균관은 다시 한번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했습니다. 추석에 이어 ‘간소화’를 거듭 이야기한 겁니다. 이땐 "차례상에 놓을 과일 종류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강조합니다.
최 위원장은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과일을 올리면 된다”고 말했어요.


두 차례의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하면서 성균관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화목’입니다. 차례는 가족이 모여 안부를 묻고 즐겁게 지내는데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겁니다. 최 위원장은 2022년 기자회견에서도 “잘못된 명절 의례 문화가 가족 사이 갈등을 초래한다"며 "갈등이 계속 이어진다면 차례를 지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라고도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