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의 충고, "글은 참을 그려야"
글이란 뜻을 그려 내는 데 그칠 뿐이다.
글제를 앞에 놓고 붓을 쥐고서는 갑자기 고대의 어휘를 생각하거나,
억지로 유교 경전의 뜻을 찾아내어 일부러 근엄한 척하고
글자마다 장중하게 하는 사람은 비유하자면 화공(畵工)을 불러서
초상을 그리게 할 적에 용모를 가다듬고 그 앞에 나서는 사람과 같다.
시선을 움직이지 않고 옷은 주름살 하나 없이 펴서 평상시의 태도를 잃어버린다면
아무리 훌륭한 화공이라도 그 참을 그려 내기 어려울 것이다.
글 짓는 사람도 어찌 이와 다를 것이 있겠는가......
글 짓는 사람은 오직 그 참을 그릴 뿐이다.
'孔雀館文稿'라는 책의 서문에 나오는 글입니다.
글이나 말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유명한 말을 끄집어내거나 주워들은 것들을 취합해서
스스로를 뽐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지 말라는 일갈입니다.
'지혜와 처세훈.책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0) | 2012.03.20 |
---|---|
지금이 몇 살 인가에 상관없이 인간은 성장할 수 있다. (0) | 2012.03.18 |
일하기(노동) (0) | 2012.03.03 |
봄 시인 이성부 (0) | 2012.03.02 |
데이트와 사회생활은 같다 (0) | 2012.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