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처세훈.책읽기

참을 그리라

녹색걷기 2012. 3. 4. 22:36

 

연암 박지원의 충고, "글은 참을 그려야"

글이란 뜻을 그려 내는 데 그칠 뿐이다. 

글제를 앞에 놓고 붓을 쥐고서는 갑자기 고대의 어휘를 생각하거나,

억지로 유교 경전의 뜻을 찾아내어 일부러 근엄한 척하고

글자마다 장중하게 하는 사람은 비유하자면 화공(畵工)을 불러서

초상을 그리게 할 적에 용모를 가다듬고 그 앞에 나서는 사람과 같다. 

시선을 움직이지 않고 옷은 주름살 하나 없이 펴서 평상시의 태도를 잃어버린다면

아무리 훌륭한 화공이라도 그 참을 그려 내기 어려울 것이다. 

 

글 짓는 사람도 어찌 이와 다를 것이 있겠는가......

글 짓는 사람은 오직 그 참을 그릴 뿐이다. 

'孔雀館文稿'라는 책의 서문에 나오는 글입니다. 

 

글이나 말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유명한 말을 끄집어내거나 주워들은 것들을 취합해서

스스로를 뽐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지 말라는 일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