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야기했다.
할머니들 글씨는 다 똑같아 보인다.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처럼 젊었을 때와 달리 손발에 힘이 없어지면서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력이 달리니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마음도 줄어드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울지 모른다.
평균 나이 87세, 여덟 제주 할머니가
그림을 그리며 얻은 몸과 마음의 상쾌한 해방 오십 중반에 접어든.
그림 선생이 제주 한 마을 할머니들의 집 문을 두드리며 시작된 소설 같은.
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담겼다.
여자라서, 가난해서, 글을 배우지 못해서 고단한 날들이었지만
매일매일을 꿋꿋하게 살아낸,
제주 조천읍 선흘 마을의
여덟 할머니가 어느 날 찾아온
그림 선생의 권유를 따라
흰 종이에 물감을 떨어뜨리기 시작하면서 마법이 일어났다.
그림을 그리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글로 적으며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졌을 뿐 아니라
때로는 홀로, 때로는 한데 모여
붓을 들며 환대와 희망의
세계가 열린 것이다.
여덟 할머니의 곁에서 부지런히 그림을 권하고 또 함께 그리며
그림 수업이 열리는 현장을
성실히 기록해온 화가 최소연은
할머니들에게 처음 그림을 가르치게 된 순간부터 각각의 할머니가
예술가로서 성장해 가는 과정을
할머니의 그림 수업에서
생생하게 담아냈다.
저자의 이야기 뒤로 이어지는 할머니들의 글과 그림 90여 점도
특유의 아름다움과 위트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음속 말이 그림으로 나오니
이것이 곧 해방 이라고
말하는 할머니들.
90년 가까이 삶의 일부로 삼아온 이불, 버선, 빗자루, 무, 오이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종이 위에 그리면서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또 치유하며 다시 무릎을 일으켜 앞으로 나아가는, 그 반짝이는
서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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